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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신건강복지법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

[가작] 날씨가 좋아졌다

  • 작성일2017-07-14 10:15
  • 조회수397
  • 수상자박O경

<날씨가 좋아졌다.>

아침에 운동을 하려고 하고 있지만, 늘 바쁜 생활 때문에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오늘은 휴일이라서 큰 맘 먹고 코코와 미미와 함께 마실을 나갔다. 아침 운동하는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을 보면서 잠시 벤취에 앉아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었다.

아침을 준비했다.

무와 오이를 넣고 생채를 무치고 계란을 4개를 투하하여 후라이를 했다. 밥을 먹는데 갑자기 오늘이 5월 5일 어린이 날이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이 나는 걸 겨우 닦아냈다. 아버지가 주로 사주시던 선물은 ‘소년중앙’이었는데, 이제는 받을 수 없는 선물. 떠나버리신 아버지가 그립기만 하다. 나이 46이지만 나의 마음은 아직도 아이인 것 같다. 늘 아버지에게 조르고만 싶다.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하는 심리상담을 받은 후,

우울증에서 점점 벗어나는 것 같다. 취직도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정신장애3급’으로 취직을 했지만 나 한명 가지고는 국가 지원도 받을 수 없다니...... 나도 뭔가 지원이 있을 줄 알고 지원했었는데...... 아쉬운 점이다. 메인웹디자이너로 취직하고 18일이 지났다. 회사는 새로운 프로젝트로 바쁘다. 대표님은 다른 직원들만큼 일을 하길 원하시지만 특별히 늦는 속도는 어쩔 수가 없다. 장애인을 다그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해를 볼 수도 없는 입장의 회사. 나 역시 난감할 뿐이다. 그래도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할 생각이다. 회사에서는 나를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붙여주고 외주도 지원한다. 그런 회사가 고마워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분열정동장애로 발병한 지 13년.

세월도 참 많이 흘렀다. 입원도 하고 아프고부터는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하게 된 캐셔라는 직업. 이 일은 내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된 것 같다. 캐셔로 2-3년. 그리고 스테이크가게에서 요리사로 1년4개월 정도 사회경험을 쌓으면서 생활에 활기도 생기고 체중도 많이 줄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나의 인생에 관한 비관도 점점 사라진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어려운 점이 많지만 잘 견뎌내고 있었다. 정신병에서 어떠한 병명이든 간에 그 경중이 중요한 것처럼 병에 걸렸든 가난하든 혹을 다른 고민이 있든 다 어려운 건 마찬가지 아닌가? 어떤 조건, 어떤 환경에서건 진실하고 성실하면 인정해주기 마련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한심한 생각들도 많이 줄었다.

내일은 대우직업능력개발원을 같이 다닌 동기들 간의 결혼식이다. 취직하려고 공부하러 와서 결혼이라니? 놀랍지만 기쁜 일이다. 회사에 취업하고 나서는 동기들을 못 봤는데 기대가 된다. 친했던 경복씨와 준호 그리고 민우는 잘 지냈을까? 선생님도 뵙고 싶다. 은지에게는 업무에 대해서 좀 이야기할 것이 있다. 내가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다. 학원에서 젤 열심히 공부했지만, 한글엑셀을 제외하고 컴퓨터 그래픽 시험은 모조리 떨어져버린 나였다. 하지만 제일 먼저 취업을 해서 이렇게 동기들과 선생님을 뵙게 되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다. 하느님이 주신 선물일까? ‘정신장애인 3급’의 혜택인가?

어제는 국세청에서 근로촉진장려금을 신청하라는 우편을 받았다.

정말 좌절하고 있었는데 정신보건센터에서 장애인을 신청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고서는 놀라운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상담선생님들과 잘 돌봐주시는 나라에 감사를 드릴 뿐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를 졸업한 정신장애인 3급인 두 강아지의 엄마인 나. 앞으로는 웹디자이너인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나의 생각과 이야기를 표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목표가 있다면 힘든 오르막길도 마다하지 않는 법. 느린 발걸음일 지라도 포기 하지 않고 밝게 살아갈 것이다.

  • 담당부서정신건강정책과

  • 전화번호044-202-3857

  • 최종수정일2023년 08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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